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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쿠사마 야요이 호박

by 리사98 2024.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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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시리즈는 그림과 조각의 경계에 있는 작품이면서 독특한 발상으로 예술계에서 그녀의 가치는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녀의 호박 작품이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녀의 작가로서의 삶이 어떠하였는지 둥근 점무늬는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더욱 깊게 탐구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녀의 예술 세계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할 수 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 노란 호박 2021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94억5000만원에 낙찰되어 쿠사마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나오시마시가 구입한 노랑 호박

 

 

 

호박과 삶

노란 호박은 쿠사마 야요이에게 매우 중요한 소재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해바라기'가 떠오르는 것처럼 쿠사야마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호박입니다. 왜 호박을 소재로 하는지에 관하여 그녀는 '호박은 애교가 있고 야성적이며 유며스러운 분위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끝없이 사로잡는다'라고 말합니다. 그뿐 아니라 그녀에게 '호박은 마음속의 시적인 평화를 가져다주며 호박 때문에 살아내는 것'이라 표현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는 1929년 일본 나가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부모는 농작물의 씨와 묘목을 거래하며 농장을 운영했습니다. 어린 시절 그런 배경 때문에 주로 밭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식물과 호박 등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호박이 쿠사마 야요이에게는 애착의 소재이기도 했습니다. 집안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부유하기는 했지만, 전업으로 화가가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교양을 많이 쌓아서 부잣집에 시집가기를 원했고 그녀는 자신의 정신을 붙들고 생존하기 위한 삶 그 자체가 미술이었기에 그림에 더욱 몰두하였습니다. 어머니는 그녀의 화구 상자를 뒤엎으며 핀잔주기가 일색이었습니다.

 

어린 쿠사마 야요이는 학대를 피해서 호박이 가득 차 있는 창고로 숨는 일들이 생겼고 또, 기절했다가 눈을 떴을 때 붉은 꽃무늬 패턴의 식탁보를 보았는데 그 이후에 붉은 점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환영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불안한 심리 상태 때문에 나타난 환각 증세에 호박이 등장했다고도 하는데 증세가 심할 때는 세상이 무수한 점으로 뒤덮였다고 합니다.

 

자신의 작업 과정이 일종의 치유 역할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불안한 심리를 해방시키기 위해서 호박이나 무수히 많은 점들을 작품에 담는 것으로 보입니다. 노란 호박은 이렇게 그녀의 시그니처이며 전 세계 각국 야외에 설치가 되기도 하면서 포토존으로 자주 이용됩니다. 나오시마 섬의 해변 부두에 노란 호박 작품이 설치되면서 이곳의 상징물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 2021년 서울 옥션 경매에서 5억 5천만원에 낙찰된 붉은 호박 [1981년]

쿠시마 야오이의 고향인 나오시마에 있는 붉은 호박

 

 

 

 

 

 

작가, 그 후 

코사마 야요이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꼭 점을 그리려는 것은 아닌데 무의식적으로 점이 나옵니다. 사실 이게 병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내가 원했던 것일 수도 있지요. 내 비전을 언뜻 보게 하는 게 나의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쿠사마 야요이에게 불안과 강박장애 등이 나타난 것은 열 살 때쯤부터였고, 그녀의 본격적인 그림 그리기와 미술가의 꿈도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녀는 해가 갈수록 마음에 병이 깊어갔고, 결국 20대 후반에 쿠사마 야요이는 선배 미술가의 도움으로 미국 뉴욕으로 향했으며, 1973년 그녀가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그곳에서 여러 장르적 실험을 하면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풍부하게 발전시켰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후에도 그녀의 강박증 증세는 쉽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살기 위한 절박함을 안고 자기 발로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또 병원과 가까운 곳에 스튜디오를 만들고 오가면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증세가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작품 활동에 한층 더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강박증 환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도 하는데, 쿠사마 야요이에게 작업은 그런 과정의 일부였습니다. 

 

 

 

2022년 서울 옥션 홍콩 경매에서 76억원에 낙찰된 쿠사마 야오이 초록 호박 [80호] / 2014

 

 

 

 

둥근 점무늬 

쿠사야마 야요이의 둥근 점무늬는 불안 그 자체입니다. 크기와 간격이 리드미컬하게 변화를 반복하고 특히 호박과 같은 곡면이 물체에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마치 꿈틀 거리는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점들의 환각에 시달리는 미쳐버린 천재라는 소문에도 그녀는 불안장애, 강박장애, 환각 등의 정신 질환을 스스로 통제하고 다스리며 예술을 통해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녀는 스스로 정신 병원에 들어갔으며 거기 갇혀 있는 게 아니라, 그 옆 5분 거리에 '쿠사마 스튜디오'라는 작업실을 마련하고 병원과 작업실을 오가며 규칙적으로 생활하여 본인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그림도 그리고 글을 쓰기도 하며 여러 가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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